사무직 사업장에 대한 판단기준과 안전 관리 방안에 대하여
2023.11.29.
[노동팀 뉴스레터 제1호]
1. 들어가며
점차 전문화·분업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들은 세분화된 업무를 담당하는 다양한 조직들을 갖추고 이 조직들 간의 상호 협업을 통해 사업을 영위해 간다. 예컨대, A라는 상품을 제조하는 회사에는 A 상품을 생산하는 부서뿐만이 아니라 A 상품을 개발하는 연구 조직, A 상품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로 판매될 수 있도록 하는 영업·마케팅 조직과, 회사가 원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획·재무·인사 등의 조직이 필요하다.
이때, 많은 경우 기업들은 생산 조직과 비생산 조직(즉, 기업의 사업을 지원하는 조직)을 구분하여 각기 다른 사업장을 구축하는 형태로 사업 구조를 구성한다. 최신 시장 트렌드나 수요 고객과 수월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별도의 사무동을 만들고 여기에 회사의 운영을 기획·지원하는 등의 비생산 조직(즉, 사무 조직)을 배치하는 등으로 말이다. 이경우 기업 전체를 보면 하나의 업종에 속해 있더라도 해당 기업의 각 사업장별로는 업무의 종사 형태나 작업 방식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각 사업장마다 각기 다른 유해·위험 요인이 내재된 결과로 이어진다. 즉, 제조 등 생산 업무를 수행하는 사업장에서는 그 생산 활동에 따른 고유한 유해·위험 요인이 존재하는 반면, 경영을 지원하는 사무직 위주의 사업장에서는 생산 사업장과는 다른 종류의 유해·위험 요인이 존재한다. 특히, 사무직 사업장의 경우에는 주로 문서 작업 등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사무직의 특성상 유해·위험의 수준도 낮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하나의 사업을 영위한다고 하여 생산 사업장과 업무 형태가 다른 사무직 사업장에 동일한 안전 관리를 요구하는 것은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이에,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제3조 단서와 동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및 별표 1에서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동법 제2장 제1절 등 산안법의 일부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즉, 사무동 역할을 수행하는 본사 사업장과 같이 기업의 사업 계획이나 재무·회계, 인사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별도의 사업장은 경우에 따라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안전·보건관리자 등의 안전보건 관리체제의 구축이나 도급인으로서의 안전·보건 조치 등의 의무에서 면제될 수 있다.
다만, 해당 법령에서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의 판단 기준이나 사무직 사업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안전 관리 등을 정하고 있지 않기에, 기업들에서는 비생산 조직들인 모인 사무동이 ‘사무직 사업장’으로 판단될 수 있는지, 이 사무동에 대해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안전 관리를 하면 적절할 지에 대해 문의하곤 한다. 본 기고문에서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의 판단 기준을 살펴보고, 곁들여 사무직 사업장의 안전 관리 방안에 대하여도 간략히 다뤄 보기로 한다.
2.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의 판단 기준
가.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관한 의미
사무직 사업장으로서 산안법의 의무 일부가 면제되기 위해서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의문구대로 (1)해당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들이 ‘사무직’에 종사하여야 하며, (2)‘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 이외에 다른 근로자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이때, “사무직”의 의미에 대하여, 산안법 및 그 시행령에서는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동법 시행규칙 제197조 제1항(건강검진 주기 관련)에서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공장 또는 공사 현장과 같은 구역에 있지 않은 사무실에서 서무, 인사, 경리, 판매, 설계 등의 사무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말하며, 판매업무 등에 직접 종사하는 근로자는 제외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 규정에 따르면, 어떤 근로자가 사무직 종사자인지 비사무직 종사자인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그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종류가 사무 업무로 분류될 수 있는지에 따라 일원적으로 구분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고용노동부의 해석례 중에서도 산안법 시행령 [별표 1] 제5호 상의 “사무직”의 범위에 관하여, 위의 산안법 시행규칙의 규정의 내용에 따라 한국표준직업 분류상 사무 종사자로 분류될 수 없는 근로자가 존재하는 사업장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볼 수 없다고 본 사례도 있다(산재예방정책과-3911, 2015. 11. 17. 등).
그러나, 통상적으로 법령에서 약칭을 사용하는 경우 해당 법령에서 최초로 나오는 용어에 대하여 약칭을 정의하고, 하위법령에서 상위법령의 용어를 약칭하는 것은 법령체계에 부합하지 않으며, 같은 업종이라도 작업 행태에 따라 근로자가 위험성에 노출된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산안법 시행규칙 제197조 제1항의 “사무직” 정의는 해당 조항에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해 보이고, 시행규칙 제197조 제1항의 “사무직” 정의 규정만을 그대로 적용하여 산안법의 적용 범위를 정하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해석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이에, 최근에 이르러 고용노동부는 다수의 행정해석에서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에서 말하는 “사무직”에 대하여 “사무직”의 정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표준직업분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로 문서를 처리하는 일을 다루는 직무로 기업전략, 조직을 기획, 관리, 지원하는 업무를 통해 소속 사업체의 운영을 통제, 관리하고, 직접적인 산업활동을 수행하지 않으며 경영 지원업무 등에 종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해석에 의하면,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주된 판단 기준은 해당 사업의 ‘직접적인 산업활동이 아닌’ ‘경영 지원 등의 업무의 내용’을 수행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이에 따라, ‘사무직 사업장’의 판단 기준과 관련되어 어떤 사업장의 근로자들이 ‘사무직’에 종사하는지 여부는 (i)그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업무가 한국표준직업 분류에 따른 ‘사무 업무’에 포함되는지와 함께 (ii)그 사무 업무가 기업의 산업 업종을 직접적으로 수행하지 않고 이 생산 활동을 지원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 기준에 대하여 같은 사무 업무(예컨대, 회계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그 사무 업무를 주된 산업활동으로 하는 회사(회계법인)의 경우와 제조업 등에서 사무직 사업장의 경우가 달리 판단되게 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나. 비사무직 업무/근로자의 혼재 문제
다만,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 판단과 관련하여, (1)해당 사업장 근로자의 대부분은 사무직 종사자이지만 일부 영업직이나 경비·보안 등의 비사무직 근로자가 종사하는 경우나 (2)사무직 근로자들이 부수적으로 비사무직 업무도 담당하는 경우(예컨대, 주로 사무직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 전산 장치 정비 등 비사무직 업무도 일부 수행하는 경우)에도, 해당 사업장을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분류될 수 있을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먼저, (1)문제와 관련하여, 고용노동부 해석례 중에는 “본사의 대표이사 등의 차량 운전을 위한 운전기사(2명)는 사무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배치된 것이므로 귀 서울 본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 1 법의 일부 적용 대상 사업 및 일부 적용 규정의 구분표의 대상사업란 제6조(사업장이 분리된 경우로서 사무직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여 이 법의 일부적용 대상 사업장인 것으로 사료된다”고 함으로써, 일부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사무 활동을 보조하기 위해 배치한 것이라면 산안법 시행령 [별표 1] 5호의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본 사례가 있다(안정 68301-49,2003.01.22.). 그러나, 산안법 시행령 [별표 1] 5호의 법 문언에서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오로지 사무직 근로자만으로 이루어진 사업장에 해당될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이상, 해당 사업장 내 모든 근로자가 산안법상의 사무직으로 분류될 수 있는 경우에만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될 것이다.
다음으로, (2)문제와 관련하여, 이를 직접적으로 다룬 판례나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는 발견되지 않는다. 다만, 산안법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에 이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적용 제외를 정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조 제1항[별표 1]은 일부 적용 대상 사업의 업종을 분류하면서 타 규정과 달리 제5호 다목의 경우 업종을 불문하고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의 경우 유해·위험의 정도가 통상의 생산 현장과 다르다고 보아 예외적으로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정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적용의 예외는 엄격히 해석되어야 하고, 일부 부수적인 업무라도 작업 방식 및 환경에 기반한 안전 및 보건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업무상 유해, 위험 요인에 근로자가 그대로 노출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고, 만약 근로자별로 주된 업무 비중에 따라 사무직/비사무직 여부를 판단한다면 일정양의 비사무직 업무를 다수의 사무직 근로자들에게 분배하게 하여 수행하는 경우 산안법의 적용을 받지 않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사무직 근로자들 이 부수 업무로 비사무직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해당근로자들이 속한 사업장은 산안법 시행령 별표 1에서 말하는 사무직 사업장에 해당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3. 사무직 사업장의 안전 관리 방안
그렇다면, 구체적인 안전 관리 측면에서 사무직 사업장의 경우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적절할까?
이때, 사업장 위험성 평가에 관한 지침(고용노동부 고시제2023-19호) 제5조의2 제1항 본문은 위험성 평가의 대상이 되는 위험성 평가의 대상이 되는 유해·위험 요인은 업무 중 근로자에게 노출된 것이 확인되었거나 노출될 것이 합리적으로 예견 가능한 모든 유해·위험 요인이라고 하면서, 그 단서에서 “다만, 매우 경미한 부상 및 질병만을 초래할 것으로 명백히 예상되는 유해·위험 요인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 조항은 경미한 수준의 유해·위험 요인을 평가대상에서 제외하라는 것이지 위험성 평가 자체를 실시하지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고, 실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경미한 수준의 정도는 해당 사고를 기준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사무 업무만 수행하는 경우에도 위험성 평가는 실시하여 유해·위험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고용노동부 및 안전보건공단도 사무직에 대하여도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사무직 위주의 위험성 평가표 작성 예시 안내’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여 위험성 평가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안전보건공단은 13종의 업무에 대하여 위험성 평가의 예시를 안내하고 있는바, 사무직 사업장의 경우에는 이 중 사무직 업무와 유사한 “각급 사무소(서비스업)” 관련 자료를 참고할 만하다. 아울러, 안전보건공단이 1000개 이상의 위험 요인을 나열한 “대상별 유해 위험 요인 점검항목”의 내용 중에서 본인의 사업장에 관련된 유해·위험 요인을 축출하여 그에 대한 위험성 관리를 하는 방법으로 ‘사무직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하는 것도 적절한 방안이 될 수 있다.
※ 본 칼럼은 이유상 변호사가 월간노동법률 9월호에 기고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https://www.worklaw.co.kr/main2022/view/view.asp?in_cate=106&in_cate2=0&bi_pidx=35890